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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짙게 바르고는 옛말나의시 2021. 8. 3. 00:02
립스틱 짙게 바르고는 옛말
김길순
화장대 스랍에서
잠자고 있는 고운 빛깔의 립스틱
나팔꽃보다 짧은 속절없는 사랑아
노래처럼 세월만 흘러 보내고 있네.
화장을 하고 난 내 얼굴
거울 속을 들여다보니 공주가 아니라
흰 가운만 입으면 병원에 있는
간호사와 진배없네.
이렇게 모두가 백의의 천사처럼 살아가면
위선도 없어지고 순수 그대로가 되나.
볼연지와 립스틱 곱게 바르는 순서는 사라지고
샤넬 아이라이너 펜슬로 눈가 둘레를 그리고
눈썹을 손보고 외출 준비를 하면 되는가.
허구의 자화상을 만들던 시대는 지나가나
불나방이 모여들듯 화려한 네온사인에 춤추던
광란의 그 장소도 잠잠하겠구나
립스틱 짙게 바르기가 소용없는
마스크 세상이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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