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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나의 이야기 2022. 2. 8. 00:02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어머니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깊은 삼림지대를 끼고 돌면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 놓고 뛰어 다니는아무도 살지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그 나라에 가실때에는 부디 잊지마서요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山 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 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뜯고
길솟는 옥수수 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어머니 부디 잊지 마서요
그때 우리는 어린양을 몰고 돌아옵니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가마귀 높이 날어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 한들 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 그나라에서
양지 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때
나와 함께 고 새빨간 능금을 또옥 똑 따지 않으렵니까 ?-신석정 <그 먼나라를 알으십니까>전문
※
"인생은 영원한 과정"이라는 말도 있고 희망에 살다가 그 희망에 속아 산다"는 말도 있다.
나쓰메 소세키는<풀베개>라는 소설 서두에 이렇게 쓰고 있다. "이사를 할 수 없는 세상이 어려워지면
살기 어려운 곳을 어느 정도 고쳐서 잠시 동안의 생명을 잠시 동안이라도 살기 좋게 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서 시인인이란 천직이 생기고, 여기에서 화가라고 하는 사명이 주어진다.
모든 예술인들은 이 세상을 너그럽게 만들고, 사람의 마음을 풍부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도 이상향을 꿈꾸었지만 인간의 한계상황을 절실히 깨닫고 '잠시 동안의 생명'을 잠시 동안이라도
살기 좋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 하고 있다.
이처럼 어느 시대에서나 어느 나라에서나 '그 먼 나라는 영원히'저만치의 세계'로 남겨둔 채 유보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삶이란 영원한 과정의 연속이라고들 한다.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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