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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솔길 김길순
나는 모처럼 오솔길을 걸었다. 집 가까운 곳에 등산로가 있는데도 늘 쫒기는 듯한 일상 생활로 산을 찾지 못했다. 어느듯 초가을이 다가왔지만 여름날의 황금시대를 구가하던 온갖 식물들이 상큼한 냄새를 풍기고 앙증스러운 풀꽃들도 나를 반기듯 활짝 웃었다.
날마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며 시간에 쫒기는 나의 삶에 비할 수 없이 산의 넉넉함이 나를 사로잡는다. 그 넉넉함 때문에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는 지도 모른다. 말 할 수 없는 산의 넉넉함이 좋아서 사람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산을 찾는다. 산은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하고 영혼을 맑게 해 주는 안식처다.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서 손 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새들도 나뭇가지에서 삐이삐-지이지-뱃종뱃종-하고 합창을 한다.
자연계는 인간들의 세상과는 달리 자연스럽게 하모니가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자연속에서 이대로 살고 싶다. 그러나 새들이 언제나 공중을 떠서 날 수 없듯이 나는 가정을 떠나 살 수 없다. 이것은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인지도 모른다.
오솔길도 자주 다녀야 길이 나는가 보다. 친구도 자주 만나야 인연의 끈이 단절되지 않듯이, 인생도 오솔길과 같은 성격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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