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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까짓 거, 참나의 이야기 2022. 3. 28. 00:03
한귀원그림 그까짓 거, 참
박봉준
한날한시에 죽지 못한다면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 남자가 먼저 가야 한다는
아내의 논리가 섭섭하기는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아내가 딸네 집에 가서 며칠째 오지 않고 잘 살고 있느냐고 전화했기에 아주 잘 살고 있다고 무심코 대답 했더니 그럼 어디 한번 잘 살아 보라고 한다
그까짓 거 전화 한 통화 때리면 배달의 민족 달려오고 핸드폰만 있으면 온종일 깨가 쏟아지는 세상
그까짓 거 홀아비 친구들도 혼자서 사는데 왜 못 살겠느냐마는 생각해 보니 내가 한 번쯤 그 친구들이 꾹꾹 눈물을 가둬놓은 호수의 바닥들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없다
며칠 딸네 집에 간 아내를 기다리는
아지랑이 같은 봄날 허허
*시집 『입술에 먼저 붙는 말』 2022. 상상인 시인선
* 박봉준 시인
강원 고성 출생.
강원대학교 축산학과 졸업.
2004 『시와비평 』 신인상 수상.
시집 『입술에 먼저 붙는 말』
두레문학상 수상, 2018 강원문화예술지원금 수혜.
사)한국문인협회 강원고성지부회장 역임, 강원문인협회 이사, 강원고성문학회원,
사)한국가톨릭문인회원, 관동문학회원, 두레문학회원
-작성자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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