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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 아가미 속젓" 사세요. 전화 받고나의 이야기 2010. 10. 23. 15:10
“가자미 아가미 속젓 사세요.” 전화 받고 김길순
평소 조금 친분이 있던 분으로 가을이면 전화를 주는데
이번에는 “가자미 아가미 속젓“이 곰삭아서 김장에는 꼭
들어가야 제 맛을 낸다고 한다.
저는 처음 들어 본 이름인데 라고 말을 하니 설명이 분분하다.
작년 김장철에 그에게 전화를 받았던 생각이 났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인데 맛은 있고 결점은 배추길이가 너무 짧아 시판을
못하니 좀 팔려 달라고 해서 농민의 처지를 생각해서 30포기를 산적이 있다.
주문하고 난 후 절인 배추가 안 왔어 애가 탔었고 김장을 먹는 동안 도마위에
김치를 썰려고 올리면 칼질은 딱 한번에 끝날정도로 배추가 짧았었다. 그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 있는 나에게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또 전화가 왔다.
어찌하랴 젓갈이 맛없다고 단정 할 순 없었다. 작년에 산 고랭지 배추도 맛은
있었다. 그래서 젓갈을 사기로 하고 주문을 했는데 이번 일요일에는 그의 집에
가서 가져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이렇듯 나의 베란다에는 친분으로 구입한 검정콩, 참깨, 들깨, 태양초 고춧가루, 단 호박, 등이 나와 매일 눈을 마주친다. 며칠 후면 “가자미 아가미 속젓” 은 새우젓 다음에 줄을 설 것이다.
우리 집 남편은 젓갈 사길 잘한 일이여. 올 김장 맛은 “가자미 아가미 속젓” 이
들어가면 더 맛이 있겠구먼, 한다. 그러게요 하고 나도 웃었다.
웃음뒤엔 바다가 한자락 보이고 소금입방체에서 하얗게 보글보글 거품이 일고
맛깔스런 속젓맛이 입술에 짝짝 벌써부터 달라 붙는다. 이제는
"가자미 아가미 속젓"을 빨리 받아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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