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가을날 스치고 간 유서를 떠올린다
    나의 이야기 2022. 11. 24. 00:02

    삼척 솔섬 일출

     

     가을날 스치고 간 유서를 떠올린다 

    가을은 조락의 계절이라서 죽음을 연상하기 쉽다.  숙명을 겸허히 받아들일 자신이 있는가.

    스치고 간 몇 분의 글을 떠올린다.

     

     29세에 청력을 잃은 베토벤(1779~1827) 은 하일리겐슈타트로 청각장애 때문에 요양을

    떠나 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나 그것을 제지하여 준 것은 오직 예술뿐이었다고 한다.

    처절한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쓴 어느 가을날의 유서는 놀랍게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일깨워

    <전원> <합창> 등 최고의 걸작을 잇달아 탄생했다.

     

     

     법정 스님은  1971년 39세, 한창 젊은 나이에 유서를 썼다. 

    육신을 버린 후에는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 같은 곳이다.

    그리고 내 생애에도 다시 한반도에 태어나고 싶다. 누가 뭐라 한대도 모국어에 대한 애착

    때문에 나는 이 나라를 버릴 수 없다.

    다시 출가 수행자가 되어 금생에 못 다한 일들을 하고 싶다.<출처 무소유>범우사,2004)

    "그토록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이 만약 내 이름으로 행해진다면 나를 위로하기는 커녕

    몹시 화나게 할 것이다. "라고 말한 스님은 평생 청빈한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

     

     

    소설가 김유정은 서른 해를 살지 못했다. 가난과 병마의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그는 맑은 영혼으로

    끊이지 않고 글을 썼다. 절친 안희남은 "인간으로는 비참했으나 작가 유정은

    찬란하였다."라고 하였다.

    김유정이 안희남(필승)에게 쓴 유서는 아래와 같다.

    나는 날로 몸이 꺼진다.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기 조차 자유롭지가 못하다.

    밤에는 불면증으로 괴로운 시간을 원망하고 누워 있다. 그리고 맹열이다.

    아무리 생각하여도 딱한 일이다. 이러다가는 안 되겠다. 달리 도리를 차리지 않으면

    몸을 다시 일으키기 어렵겠다.    -작성 김길순-

     

     

     

    충남 태안 안면도 홍덕기 작품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천지의 물을 길어  (67) 2022.11.26
    정목일<나의 수필>글을 읽고  (80) 2022.11.25
    싸락눈이 내린다  (81) 2022.11.23
    (시) 비정규  (74) 2022.11.22
    곱게 익어 가는 인생  (83) 2022.11.2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