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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해
    나의 이야기 2023. 1. 14. 00:01

     

     

      해  /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뉘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라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앳되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
     

     ‘해’와 ‘어둠’의 상징적 의미는? 

     

    이 시에서 ‘해’는 화자가 간절히 소망하는 대상으로, 어둠과 악을 물리치는 광명과

    정의의 표상이며 모든 생물에게 에너지를 주는 생명력의 상징이다. 반면 ‘어둠’은

    화자가 처해 있는 상황으로 절망, 비애를 상징한다. 이 시가 창작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관련지어 볼 때 ‘해’는 조국의 밝은 미래, ‘어둠’은 조국의 암울한 상황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박두진(朴斗鎭, 1916 ~ 1998)

    시인. 경기 안성 출생. 1939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에 ‘향현’, ‘묘지송’ 등을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초기에는 역사나 사회의 부조리에 저항하는 작품을 썼고, 후기에는 기독교적
    신앙 체험을 고백하는 작품을 주로 썼다. 시집으로 “청록집”(1946), “오도”(1953),
    “ 포옹무한”(1981) 등이 있다
    -작성 김길순-

     
     

     

    홍덕기 사진 작품(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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