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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사람 얼」내용
함석헌
씨가 품은 것은 영원이요 무한이다. 그러므로 꽃마다 잎마다 열매를 내기 위하여는
떨어져야 하고(현실은 없어지고), 그 씨는 또 더 많은, 더 새로운 씨를 위해 땅 속에
들어가야 한다. 사실이 중요하지만 사실은 사실이 되어야 하고, 사실에 이르러야 한다.
참에서 있음이 나오지만 '있는' 것이 참도 아니요, '있던' 것이 참도 아니다
.
'있을' 것, 있어야 할' 것이 정말 참이다. 시(始)가 종을 낳는 것이 아니라, 종이 시를
낳는다. 신화는 있던 일이 아니요. 있어야 할 일이다. 신화를 잃어버린 20세기 문명은
참혹한 병이다. 신화는 이상이다. 이상이므로 처음부터 있었을 것이다.알파 안에 오메가가 있고, 오메가 안에 알파가 있다. 이 문명이라는 것은 알파도
오메가도 잃고 중간이다. 중간은 죽은 거요, 거짓이다 -들사람 얼(野人精神)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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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세례요한이 광야에서 외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한 알의 씨알이 더 많은
새로운 씨를 위해 땅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은 기독교 사상에서 근거한다.
종교적 신념에서 통찰하는 역사와 문명 의식에서 질타하고 미래를 예견한다.
과잉된 의식이 내비치면서도 힘이 주어지는 글이라 본다. -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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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1901~1989) 男, 종교, 철학, 개신교
오산학교 교사,인물- 작가, 문필가. 민중운동가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 인간혁명, 역사와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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