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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계는 시대를 초월한 빛나는 휴머니스트였다
    나의 이야기 2023. 3. 31. 00:01

     

     

    퇴계는 시대를 초월한 빛나는 휴머니스트였다.

     

    암울했던 그 조선조에서 여자는 이름조차 없었던 때였다.

     

    퇴계의 맏아들이  21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한창 젊은 나이에 맏며느리는
    자식도 없는 과부가 되었다. 퇴계는 남편도 자식도 없는 젊은 며느리가 어떻게 그 긴

    세월을 보낼까 하고 걱정을 하였다.

     

    퇴계는 매일 한밤중이 되면 자다가 일어나 집안을 돌아보곤 하였다. 어느 날 집 안을

    돌아보던 퇴계는 며느리의 방에서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소리가 새어 나는 것을 듣게 되었다.

    며느리는 술상을 차려놓고 짚으로 만든 선비 모양의 인형과 마주앉아 "여보. 한 잔 잡수세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흐느끼는 것이다.

     

    남편인형을 만들어 대화를 나누는 며느리, 한밤 중에 잠못이루고 흐느끼는 며느리, 퇴계는

    생각하였다.

     

    다음날 퇴계는 사돈을 불러 단호하게 말했다. 자네 딸은 내 며느리로 부족함이 없었네.

    무조건 데리고 가게!" 퇴계는 이렇게 절친한 친구인 사돈과 절연하면서까지 며느리를

    보내게 되었다.

     

    몇년 후 퇴계가 임금의 부름을 받고 한양으로 올라가다가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동네를

    지나게 되었다. 마침 날이 저물어 한 집을 택하여 하룻밤으로 머물게 되었다.

    그런데 저녁상을 받아보니 반찬 하나하나가 퇴계가 좋아하는 음식뿐이었다.

     

    이튿날 아침상도 마찬가지였다. 혹시 며느리가 이 집에 사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며 떠나려는 순간 집주인이 버선 한켤레를 가지고 와서 한양 가시는 길에

    신으시라며 주었다.

     

    '집안을 보아하니 주인의 마음씨하며 내 며느리가 고생은 하지 않고 살겠구나.'

    며느리를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컷지만 짐작만 하고 대문을 나서는데 한 젊은 여인이

    구석에 숨어 퇴계를 지켜보는 게 살짝 보였다.

     

    이 일을 놓고 유가에서는 신랄하게 비판을 하였다. '선비의 도를 무시한 사람이다.

    윤리와 도덕을 무시한 사람이 무슨 유학자인가?'

     

    임금에게 상소를 올리는 일도 한두 건이 아니었다.

    퇴계야 말로 사람의 윤리와 도덕을 지키셨다'고 했다.

    퇴계는 시대를 초월한 빛나는 휴머니스트였다.

    퇴계 같은 이런 훌륭한 분들이 이 나라의 선구자가 아닐까.

     

    ※  서근석 수필 "퇴계의 결혼관"글이 이번 월간문학 650에 실렸기에

         감동으로 읽고 부분적으로 발췌하여 올렸다.

     

     

     

    경북 청도 혼신지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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