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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버드나무집 女子
    나의 이야기 2023. 4. 8. 00:01

     

     

      버드나무집 女子  

                                                                                                     유홍준


    버드나무 같다고 했다 어탕국수집 그 여자, 아무데나 푹 꽂아놓아도 사는 버드나무 같다고...
    노을 강변에 솥을 걸고 어탕국수를 끓이는 여자를, 김이 올라와서 눈이 매워서 고개를 반쯤
    뒤로 빼고 시래기를 휘젓을 때, 그릇그릇 매운탕을 퍼 담는 여자를, 애 하나를 들쳐업은
    여자를, 머릿결이 치렁치렁한 여자를


    ​아무데나 픽 꽂아놓아도 사는
    버드나무 같다고
    검은 승용차를 몰고 온 사내들은
    버드나무를 잘 아는 물고기를 잘 아는 단골처럼
    여기저기를 살피고 그 여자의 뒤태를 훔치고
    입안에 든 민물고기 뼈 몇점을
    상 모서리에 뱉어내곤 했다

    버드나무, 같다고 했다

     

    ****************************

     

    ※ 이남호 시해설

    예부터 문학적 상상력 속에서 버드나무는 아름다운 여자의 이별을 뜻한다.

    생긴 모습이 우선 아름다운 여자와 같다. 그리고 여자가 떠나는 남자에게
    버들가지를 꺾어주며 가는 곳에 심어 두고 자라면 자기를 보는 듯이 보면서
    자기를 잊지 말라는 의미가 있다. 이 시에서 버드나무집 여자는 좀 다른 분위기다.
    특별히 예쁘지도 안으면서 묘하게 남자의 눈길을 끄는 그런 여자, 거친 삶에 
    익숙해져 있는 대담한 같은 것이 있는 여자.

     

    ☆ 유홍준

    1962 : 경남 산청 출생.

    ㅂ998년 : <시와 반시 등단> 등단.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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