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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산에 피는 꽃은나의 이야기 2023. 5. 30. 00:01
산에 산에 피는 꽃은
김길순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홀로 피어 있다"고 김소월은
시 <산유화>에서 읊었다. 그 시를 음미해 보면 '저만치'가
키포인트인 것 같다.
"노친 열차는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천하에 없는 양귀비나
크레오파트라도 저만치 거리를 두고 관조해야지 가까이 두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욕심을 부리지 말라. 수은을 손바닥에 두면 오래 볼 수있지만,
욕심껏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지 않는가,
사람들은 꽃을 먼거리에서 보는것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될 수만 있으면 그 아름다운 꽃에게로 접근하고자 한다
그러나 꽃은 도망치거나 움직이지 못하기에 꺾이우고 만다.
이것이 꽃의 숙명적 운명이다.
그리하여 꽃은 신비를 잃게 되어 느슨하게 개풀어져 버리고 만다.
이것이 벌레 먹힌 꽃이요. 시드는 꽃이다.
이 또한 꽃을 탐하는 인간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한계 상황 속에서 이쪽과 저쪽은 영원한 오리무중이다.
무지개를 멀리서 바라보아야 아름답듯, 꽃은 저만치의 거리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붙들려고 할 때 사라지고 관조할 때 살아나는 것이다.'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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