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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밑에선 봉선화
김길순
봉선화하면 우선 "울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고 하는, 노래부터 떠 오른다.
이 노래를 가리켜 '한국의 영가'라고 한다. 흑인 노예들이 목화를 재배하면서 .흑인영가,를
불렀던 것처럼, 우리 겨레는 일제의 질곡에서 봉선화'를 불렀기 때문이다.
그것은 눈물 속의 햇살로서 절망을 딛고 일어서려는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여름이 오면
봉선화 채송화 맨드라미 등 꽃씨를 뿌려 장독대 부근에는 맨드라미가 피고 울밑에선
봉선화가 피었던 유년의 시대를 생각하게 된다.
살아 오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민족의 아픔을 격었기에 ,이산가족 찾기에 부모형제들이
버스안에서 밖에서 손을 흔들며 눈물로 헤어지는 장면을 보아 왔다.
이 때도 바로 울밑에선 봉선화야 내 모양이 처량하다. 서러움이 북바쳐 올라 오는 노래
바로 울밑에선 봉선화 가사와 같은 서러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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