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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 시인들
김길순 작성
1934년을 전후 하여 한국에서도 문예사조의 흐름이 유입되었다.
모더니즘이란 현대주의 또는 근대주의를 가리키는데, 일반적으로는 기성도덕과
전통적 권위를 반대 하고, 자유와 평등, 도시의 시민생활과 문명을 구가하는 사상적,
예술적 사조를 의미한다. 모더니즘 시인 3명의 시를 올린다.(정지용, 김기림, 김광균)
유리창 / 정지용
유리에 차고 슬픈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초생달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모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 밭인가 해서 나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저러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거푼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설야
김광균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매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처단한 의상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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