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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남사당
    나의 이야기 2023. 9. 8. 00:01

    구글 이미지 발췌

     

     

    남사당
                                         노천명


    나는 얼굴에 분칠을 하고
    삼단 같은 머리를 땋아내린 사나이

    초립에 쾌자를 걸친 조라치들이
    날라리를 부는 저녁이면
    다홍치마를 두르고 나는 향단이가 된다

    이리하여 장터 어느 넓은 마당을 빌어
    램프불을 돋운 포장(布帳) 속에선
    내 남성(男聲)이 십분 굴욕된다

    산 너머 지나온 저 동리엔
    은반지를 사주고 싶은
    고운 처녀도 있었건만

    다음날이면 떠남을 짖는
    처녀야!
    나는 집시의 피였다

    내일은 또 어느 동리로 들어간다냐
    우리들의 소도구를 실은
    노새의 뒤를 따라
    산딸기와 이슬을 털며
    길에 오르는 새벽은

    구경꾼을 모으는 날라리 소리처럼
    슬픔과 기쁨이 섞여 핀다

     

    *******************************

     

    ※ 남사당의 구성원은 패거리를 책임지는 우두머리적인 꼭두쇠가 있고, 꼭두쇠를 보좌하는

    부두목적인 곰뱅이쇠가 있다. 이 곰뱅이는 마을에 들어가기전에 놀이판을 벌여도 좋다는 허락

    을 받아내는 담당을 한다. 그다음으로 각 분야의 책임자인 삐리가 있다. 그리고 연희 기능을 상

    한 늙은 단원으로 저승패가 있다. 꼭두쇠의 부인적인 여자가 있을 수 있지만, 40여 명에 이르

    는 사내들 속에서 평탄하기 어렵다. 노천명 시인의 경우에는 상상으로만 가능하다. -작성 김길순-

     

     

     

    남사당놀이 인사동 공연 구글 이미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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