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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여신에게
휠더린
권능을 지닌 자, 그대들이여, 다만 한 여름과 한 가을을
저의 성숙한 노래를 위해 허락하옵소서,
그리하여 감미로운 유희에 포만하여,
저의 마음이 온유해져서 죽게 하소서!
삶에서 거룩한 권리가 부여되지 못한 영혼은
저 하계의 명부에서도 쉬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느 땐가 나의 마음속에 있는
거룩한 것, 시가 완성되면,
환영하리다, 오, 음영의 세계의 적막이여!
비록 나의 현악이 나를 배웅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만족하리다. 나는 한 번 신들처럼 살았으니
그 이상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으리다.
◇ F.휠더린. 1770년 독일 라우펜에서 출생 1848년 튀빙겐에서 사망. 고향의 향토와 조국에 깊숙이 그 영혼의 뿌리를 내린 시인.
<운명의 여신에게>, 이 시는 휠더린의 대표작으로 신앙시에 속한다. 한 평생을 신앙적인 삶에 바탕을 두고 살아온 시인이 자신의 내면 세계에 대한 신앙의 고백을 표출하고 있다.'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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