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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농부의 얼굴에서
    나의 이야기 2023. 9. 18. 00:01

    가을 풍경, 홍덕기 사진 작품

     

     농부의 얼굴에서  

                                                                                                     김길순

     

    25시의  작가  게오르규는 한국에 왔을 때  "농부의 얼굴에서 하나님을 보았다."고 했다. 
    인접국들로부터  수없이 침략을 당했지만  한번도 남의 나라를 침략하지 않은 나라 선량한
    백성들, 전쟁과 고통과 빈곤, 그 만고풍상을  겪어오면서도 선량하게 늙은 농부의 얼굴에서
    하나님을 본 것이다. 

        문학 예술이나 신앙은  사랑과 감사함에서 시작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감사함의 시를 썼다.

    릴케의 시 <가을날> 을 올린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노래했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라고. 진실로 그러하다. 남국의 햇살에 포도주가 익듯, 대자연의 순리 앞에 겸허한
    옷깃을 여미게 될 때에 우리도 곱게 익어간다. 우리는 한나절의 햇살에도 인생과 우주를 관조하면서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가을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막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 후도 오래 고독하게 살아
    잠자지 않고 책을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불러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길을 헤맬 것입니다.

     

     

     

     

     

    가을, 홍덕기 사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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