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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 구이
김길순
전어 굽는 냄새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과연 며느리가 돌아올 정도로 전어구이가 맛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옛날부터 가을 전어구이를 좋아한 것은 분명하다. 전어라는 이름 자체가 그 증거다. 정조 때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생선의 종류와 특징을 기록한 《난호어목지》에 물고기 이름의 유래가 적혀 있다.
전어는 고기에 가시가 많지만 육질이 부드러워 씹어 먹기가 좋으며, 기름이 많고 맛이 좋다.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서 서울로 가져와 파는데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모두 좋아하므로 사는 사람이 값을 생각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한다.
언제인가 문인 단체에서 내소사 가을 답사를 가는데 들어가는 긴 거리의 입구에서 연탄화덕에 직접 구운 전어를 팔고 있었다. 그 전어 불에 익느라고 내는 내음은 먹지 않아도 향기에 취할 정도였다. 오늘 집에서 인덕션불 프라이팬에 굽는 전어는 기름이 흘러내리지 않고 전어 튀김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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