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시) 맨숀을 맨손이라 부를 때
    나의 이야기 2023. 10. 24. 00:01

     

     

     

    맨숀을 맨손이라 부를 때

                                                   홍혜향

     

    스무 해째 살고 있는 장미맨숀 장미는

    벽에 안 피고 월급통장에 꽃이 핍니다

    한 달에 한번 쓰윽 지나가는 구름처럼 핍니다

     

    전날 물을 흠뻑 준 싱싱한 장미

    25일은 꽃밭의 당도가 올라갑니다

     

    마트로 병원으로 몇 송이 꺾어갑니다

    혹한기를 견디는 마지막 숫자

    꽃이 필 몇 송이가 남아 있습니다

     

    맨숀을 맨손이라 부를 때

    맨바닥에 맨몸 같습니다

     

    헌 집 옆에 새 집이 지어진

    로얄맨숀은 올해 내내 분양중입니다

     

    층마다 현수막이 손짓합니다

    햇빛 가득한 새집이 부러워 눈으로 들어갑니다

     

    테라스가 있는 고급으로 지어진 맨숀이어서

    맨손에 쥐어지지 않습니다

     

    매월 집을 짓느라 늙어갑니다

     

    갚아도 갚아도 끝이 없는 주거래 은행 대출이 남아 있지만

    내 꽃밭의 당도는 13브릭스

    매월 꽃이 피고 집니다

     

    2023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사진 <네이버 포토앨범>

     

    *********************************************************

    홍혜향 시인

    2022 월간 모던포엠 상반기 신인문학상

    2023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

    [출처] 맨숀을 맨손이라 부를 때 / 홍혜향 작성자 김길순

     

     

     

    구글 이미지발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일은 어디에  (192) 2023.10.26
    (시) 시월  (172) 2023.10.25
    내가 본 사랑의 기술  (176) 2023.10.23
    (시) 아침 外 1편  (162) 2023.10.22
    (시) 나는 슬픔을 독학했다  (156) 2023.10.2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