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털동자 꽃 시인은
엄한정
시인을 상징하는 것은 잠수함의 모르모트
시인이 병들면 그 사회는 병든 사회다
뒷방에서 수군대는 헛말들의 성찬 속에서
시인은
인류가 열망하는
참된 말의 열매를 찾아 나선다
참말이 황막한 빙하에 덮여 있더라도
그것을 파내려고
가슴에 뜨거운 우물을 파고
이미 때가 낀 말에 때를 벗긴다
풀꽃 같은 민초들에 섞이어
말을 나누며
고통을 함께 하며
미물에게라도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한다.
-문학사계 2023년 겨울호 신작 _ 작성 김길순
*********************************************************
엄한정:
1936년 인천 출생. 서라벌예술대학 및 성균관 대학교 졸업.
1963년 <현대문학>과 <아동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낮은 자리> <연산담화>
미당시맥상, 한국현대시인상본상. 성균문학상 본상.한국문인협회감사.
국제펜 한국본부 이사 역임. 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
가을풍경 구글 이미지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11월 구름 (155) 2023.11.25 소설가 김동인에 대하여 알아본다 (166) 2023.11.24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기도 (177) 2023.11.22 (시) 가을 시린 비 (105) 2023.11.20 김규련의 강마을 앞부분 (252) 2023.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