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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신두업
그냥 흘러가는 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휩쓸려 갔고
내가 끌고 가는 줄 알았는데
나는 끌려가고 있었어
휩쓸리지 않으려 맞버티고
끌려가지 않으려 바둥거려도
막무가내 아우르며 내달리는 물결
수심이 깊어질 땐 이끼 낀 바위로
빠른 흐름엔 구르는 몽돌로
요동치는 세월의 물줄기
마침내 바다에 다다르자
성성한 백발 덥석 끌어안는 노을
그 붉은 입맞춤
※ 월간문학 2024년 3월호 661호에 실린 작품'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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