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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석 시 <고야>일부를 올린다.
    나의 이야기 2024. 3. 14. 16:01

     

     

    고야 / 백석(일부)

    내일같이 명절날인 밤은 부엌에 쩨듯하니 불이 밝고 솥뚜껑이 놀으며
    구수한 내음새 곰국이 무르끓고 방안에서는 일가집 할머니가 와서 마
    을의 소문을 펴며 조개송편에 달송편에 죈두기송편에 떡을 빚는 곁에
    서 나는 밤소 팥소 설탕 든 콩가루소를 먹으며 설탕 든 콩가루소가 가
    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섣달에 냅일날이 들어서 냅일날 밤에 눈이 오면 이 밤엔 쌔하얀 눈귀
    신도 냅일눈을 받노라 못 난다는 말을 든든히 여기며 엄매와 나는 앙
    궁 위에 떡돌 위에 곱새담 위에 함지에 버치며 대푼을 놓고 치성이 나
    드리듯이 정한 마음으로 냅일눈 약눈을 받는다 이 눈세기물을 냅일물
    이라고 제주병에 진상항아리에 채워두고는 해를 묵여가며 고뿔이 와
    도 배앓이를 해도 갑피기를 앓어도 먹을 물이다.
    <고야> 시 일부



    <고야> 시에서 시인은 명절 전날의 정취를 여러 가지로 묘사하는 중에
    다양한 먹거리를 준비하는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여러가지 음식을 나열한다.


    백석은 특히 후각 이미지와 미각 이미지를 많이 사용한 시인이다. 백석은
    대상을 냄새나 맛으로 파악하여 묘사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백석이 이러한 미각과 후각을 통해 여진과 신라를 기억해 낸다는 것은 
    상당히 설들력있는 논리인 셈이다.

                        **************************************

    백석
    1912년 평북 정주에서 출생하여 오산고보를 졸업하였고 일본 동경 아오야마 학원에서 영문학을 수학하였다.
    1934년 조선일보사에 입사했다. 1935년 《조광》 창간에 참여했으며, 같은 해 《조선일보》에 <정주성>을 발표하고 등단했다.
    이듬해 시집 《사슴》을 간행하였다. 이 해에 조선일보사를 그만두고 함경남도 함흥 영생고보의 영어 교사로 부임하였다.
    《여성》 지 편집 주간을 지냈다. 함흥에서 한설야, 김동명을 만났고 기생 김영한을 만나 사랑에 빠져 ‘자야’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고 한다.

    해방 후 문학예술총동맹에서 활동하다가 월북했다. 북한에서 번역 작업에 몰두하다가 동화시와 동시 등을
    간행했다. 1959년 양강도 삼수군 관평리에 있는 국영협동조합으로 내려가 양을 쳤다. 청소년들에게 시 창작
    을 지도하고 농촌 체험을 담은 시들을 발표했으나, 1962년 북한 문화계에 복고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창작 활동을 접었다. 1996년 삼수군 관평리에서 사망했다.

    출처 : 문학인신문(http://www.munhakin.kr) 작성 -김길순-

     

    홍매화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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