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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쵸 볼 붉은 골에나의 이야기 2024. 5. 13. 00:01
대쵸 볼 붉은 골에
- 황희 (1363∼1452)
대쵸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뜻드리며
벼 벤 그루에 게는 어이 나리는고
술 익자 체 장사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현대어 풀이를 해 보면
대추 볼 붉은 골에대추가 불긋불긋 익어서 술안주감이 좋은데다가,
벼를 베어낸 논배미 그루터기에서는 게가 기어나오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술이 익자 때마침 체장수가 체를 사라고 떠외고 지나가니,
그 체를 사서 술을 걸러 마시지 않겠느냐는 소박한 풍류라 하겠다.사실 황희 정승 집안에 술을 거르는 체가 없을 리 만무다.
그런데도 체를 사서 술을 걸러 마셨다는
얘기는 소박한 운치를 위해서다. 시는 실용어가 아니라 신비어이기 때문이다.황희는 조선 시대에 살았던 명재상으로,
전원 생활을 즐겨 농촌에서 느끼는 풍요로움과
한가로움을 고유한 우리말을 활용하여 표현한 시인으로 유명하다.
이 시는 늦가을 농촌 생활의 풍요로운 정취를 그린 작품으로,
대추와 밤이 떨어지는 산골의 모습, 벼를 베고 남은 그루터기에 논게가 기어다니는 모습,
그리고 술을 걸러 마시려는 작자의 흥취를 노래하고 있다.
-작성 김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