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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문정희
흐린 날은 절에 가고 싶다
석연꽃 아래
북이 울리고
목어가 우는
절에 가면
나는 연등이 되리라.
펄럭이는 하늘 끝에 걸리리라
무슨 새의 혼을 쓰고 태어났기에
날아도 날아도 허공이 남을까.
흐린날은
그 허공 절에 갖다 아낌없이 바치고
나는 연등이 되리라
펄럭이는 하늘 끝에
무색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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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현대시 100주년 기념 시화집에서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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