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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엄한정
손편지는 고사하고
말 한 마디라도 답신이 오면
카톡이라도 꽃소식이라 반기리
연하장 청첩장도 휴대폰에 써 보내는 요즈음
홀로 편지를 쓰며
시집을 띄우며
조바심하며 듣고 싶은 말을 기다린다빛 고운 석양의 노래와
꽃 같은 시절의 노래를
종이에 써 보내며
답장이 언제 올지 몰라
까치 소식을 기다리는 떨림이 있다
손편지의 상실은 기다림의 상실
불가능한 기다림이
언젠가는 가능한 보상을 받는
자산이 되리라고 기대해 본다
손편지를 쓰며
무언가 오고 있으리라는 기대
나를 성장 시키는 기다림으로
삶은 조금 따뜻해 질 수 있다.※ 문학사계 2024 여름호에 실린 작품.
엄한정:
1936년 인천 출생. 서라벌예술대학 및 성균관 대학교 졸업.
1963년 <현대문학>과 <아동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낮은 자리> <연산담화>
미당시맥상, 한국현대시인상본상. 성균문학상 본상. 한국문인협회감사.
국제펜 한국본부 이사 역임. 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 교직 40년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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