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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광야
    나의 이야기 2024. 7. 7. 00:01

     

     

    광야(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참아 이곳을 범(氾)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여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이육사 - (1904~1944, 경북 안동) 시인의 원명은 원록 또는 원삼이었다.  3연 15행으로 이루어진 이 <광야>는 아득한 옛날 천지개벽 당시 아무도 없을 때 부터 원시성을 지닌 조국의 터전을 상징하고 있다. 개벽과 태초 태고의 시간으로서 구원한 민족의 신성한 터전을 제시한다. 지금은 눈이 내리는 겨울로써 고대하는 매화향기의 계절은 아직 멀어 봄이어서 오도록 노래의 씨를 뿌리겠다는 의지를 내 비치고 있다.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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