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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가정
    나의 이야기 2024. 7. 17. 00:01

     

     가정 
                                                                                                         이상

    문(門)을 암만 잡아당겨도 안 열리는 것은 안에 생활(生活)이 모자라는 까닭이다.
    밤이 사나운 꾸지람으로 나를 조른다. 나는 우리 집 내 문패(門牌) 앞에서 여간 성가신게 아니다.
    나는 방 속에 들어서서 제웅처럼 자꾸만 감(減)해 간다. 식구(食口)야 봉(封)한 창호(窓戶) 어디라도
    한구석 터놓았다고 내가 수입(收入) 되어 들어가야하지 않나. 지붕에 서리가 내리고 뾰족한 데는
    침(鍼)처럼 월광(月光)이 묻었다. 우리 집이 앓나보다 그러고 누가 힘에 겨운 도장을 찍나보다.
    수명(壽命)을 헐어서 전당(典當) 잡히나 보다. 나는 그냥 문고리에 쇠사슬 늘어지듯 매어 달렸다.
    문(門)을 열려고 안 열리는 문(門)을 열려고.



    생활이 모자라는 것일까.힘에겨운 도장을 찍고 수명을 헐어서저당을 잡히는가. 이 시인은 가장인데,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아무런 힘이 없다.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제대로 운신할 수 없는 심훈은 '조선이
    나에게 술을 먹인다'고 소리쳤지만, 이성적인 이상은 말없이 열리지 않는 문을 열려고 실랑이 하는 형국
    으로 표했다. 가장이 자기집 문을 열지 못하는 비극이 없고 ,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이상의 가정이란 시에 대한 한국의 명시 해설을 보고 당시 일제 치하에 어려웠던 사회를 이해 할 수 있었다.
    작성- 김길순-

    이상(작가)

     

    일제강점기의 시인, 소설가, 수필가, 건축가, 화가.본명
    김해경(金海卿)출생1910년 9월 23일, 한성부 서서 인달방 사직동계 사직동(現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18)사망1937년 4월 17일(향년 26세), 도쿄부 도쿄시 혼고구 도쿄제국대학 부속병원(現 도쿄도 분쿄구 도쿄대학 부속병원)본관강릉 김씨부모아버지 김연창, 어머니 박세창

     

     

    구글 이미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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