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파블로 네루다 시(詩)
    나의 이야기 2024. 8. 25. 00:01

     


    시(詩)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그렇게, 얼굴 없이
    그건 나를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어.
    내 영혼 속에서 뭔가 두드렸어,
    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그리고 내 나름대로 해 보았어,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난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어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流星)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어둠,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어둠,
    소용돌이치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이 미소(微小)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어.

    ******************************

     * 파블로 네루다
    출생1904년 7월 12일, 칠레 파랄사망1973년 9월 23일(향년 69세), 칠레 산티아고국적칠레직업시인, 정치가

    칠레의 국민적인 지지를 받는 시인이자 사회주의 정치가. 본명은 네프탈리 리카르도 레예스 바소알토(Neftalí Ricardo Reyes Basoalto)이다.


    남미 역사를 소재로 한 서사시, 사랑을 노래한 서정시, 일상적인 사물에 바치는 송시, 현실의 부정적인 요소를 비판하는 초현실주의 시 등 다양한 종류의 시들을 남겼다. 사회주의자였기 때문에 평생 동안 여러 군데로 정치적 망명을 다녔다. 1971년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네루다 특유의 시법을 일컫는 네루디스모(nerudismo)라는 개념이 있다. 그 특징은 참신한 이미지 활용을 통한 다채로운 메타포, 과감한 정치적 선동성과 관능적 선정성, 형식 구사의 파격성 등이다. -작성 김길순-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나의 시  (248) 2024.08.27
    (시) 마로니에 공원  (135) 2024.08.26
    (시) 행복  (136) 2024.08.24
    (詩) 고통 外 파도  (147) 2024.08.23
    (시) 수선화에게  (145) 2024.08.22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