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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야생덤불 속에서나의 이야기 2024. 9. 25. 00:01
야생덤불 속에서
김길순
세월이 가도 변치 않는 가을바람에
들국화 구절초 쑥부쟁이 들꽃이 한들한들 다가옵니다.
소박하면서
외로워 보이는 하얀 들꽃
우리 어머니는 언제나 들꽃같이
산골짜기 야생덤불 속에서 피어나는
꽃처럼 서럽게 사셨습니다.
나를 데리고 살아오시느라 많이도 삭아 삐걱거리는
몸이셨는 데 그래도 딸을 다독이며 사셨습니다.
요즈음 나는 허리가 아파 치료하러 다니고
머리도 희끗해졌습니다.
늘 다독여 주시던 어머니는 낮이면 하얀 들꽃처럼
새벽이면 샛별이 되어 품어줄 어머니는 멀어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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