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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시절 박계주의 순애보 (殉愛譜)소설을 감명 깊게 읽은 기억나의 이야기 2024. 11. 17. 00:02
중학시절 박계주의 순애보(殉愛譜)소설을 감명 깊게 읽은 기억
김길순
박계주(朴啓周)의 장편소설 순애보(殉愛譜) 는, 1938년 ≪매일신보≫의 장편소설 현상모집에 당선된 작품으로, 1939년 1월 1일부터 6월 17일까지 연재되었고, 같은 해 10월 매일신보사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당시 박계주는 박진(朴進)이라는 가명으로 응모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소꿉동무였던 최문선과 윤명희가 20여년만애 만나자 순결한 사랑이 열린다. 한편 익사직전에 구해준 사건으로 인순이가 문선을 사모한다. 간청에 못이겨 인순의 집에 갔을 때 괴한이 들어와 문선이의 눈을 멀게하고 인순이를 죽여 문선에게 치정살인의 누명을 씌운다. 사형선고를 받은 문선 앞에 범인이 나타나 자백하고, 범인의 자수로 풀려난 문선은 명희의 행복을 빌면서 함흥으로 떠난다. 명희가 다른 남자와 약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어떻게 알았는지 명희가 문선이 앞에 나타난다. 사랑은 물질이 아니라고, 행복의 본질이라고, 문선씨의 손이 되고 발이 되고 눈이 되며 그의 문학을 돕겠다고 울먹인다.
순애보 소설의 줄거리는 여기까지다. 기독교 정신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결말에서 문선이 소설을 구술하면 친구의 아들아이가 받아 적는데, 명희가 찾아와서 "사랑은 물질이 아니라고, 행복의 본질이라고, 문선씨의 손이 되고 발이 되고 눈이 되며 그의 문학을 돕겠다"고 말할 때 감동했는 데, 그 전에도 문선이 괴한이 던진 유리병에 눈이 멀어서 병원에 있을 때 경찰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찾아온 괴한이 선생께서는 만일 선생의 눈을 멀게 하고 처자를 죽인 살인자가 나타나 고백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고 물었을 때 문선은 예수님은 일흔번씩 일곱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다면서 용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을 때 감동했고, 그가 자기가 범인이라고 자백했을 때 경찰이 들어와서 누구냐고 물었을 때 이 사람이 범인이라고 말하면 누명을 벗고 풀려날텐데, 내 친구라고 말했을 때였다. 자기는 눈이 먼 불구자로서 명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을 뿐 아니라 범인의 부인이 아이들 많은 집에서 또 출산한 산모인데 구걸할 가장마저 사라지면 산모 가족 모두 굶어죽을 게 아닌가 하는데 생각이 미치자 문선은 죽기로 하고 경찰에게 친구라고 말했던 것이다
나는 문선처럼 용서할 수 있을까? 너무도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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