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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영토에서 명강의 시 수업전체보기 2010. 12. 5. 04:00
민들레 영토에서 명강의 시 수업
김길순
강의실을 얻지 못하여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시 수업장소
민들레 영토 경양식 테이불 위에 시작 노트가 얹어질 때즘
베이지색 바바리코트를 입은 사십대 후반 시인님이
들어서신다. 늦깍기 학업중인 그의 모습에서 일포스티노에
나오는 우편배달부 느낌을, 입술에는 물기가 없지만
눈빛만은 강렬했다.
네루다 시한편을 낭송하면서 강의를 시작할까 해요.
가을의 발라드 (네루다)
가을의 랑까구아에
기타는 돌아 오다 울부짓는다.
모든 포플러는 단풍이 들어
종소리에 떨고
슬픔이 펼쳐진 차가운 하늘.
가을의 허수아비에 부딪쳐
노란 손가락을 밟고는
모자에 눈에 포도송이를 가득히 채우고
취한이 식당에 들어 왔다.
그후 나는 목장에 돌아 가지 못했어도
주저하며 욕되어
시간이 울리는 때면
가슴으로 밀려 오는 단추를 그리고 미소.<생략>
<시는 인간의 가장 완벽한 발언이다>를
인용해서 강의는 우리들 가슴 속에 빛살로 들어 왔다.
그의 강의는 빈들에 마른 풀밭에서나
무드있는 공간에서나 차별화되지 않고
듣는이의 마음을 적셔준다.
첫눈 오는 날
민들레 영토에서 시 수업을,
마음 속엔 파블로 네루다 시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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