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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나의 엄니 / 김길순
까칠한 덤불속에서 피어난 할미꽃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서 고개를 떨 구고 계십니까.
온갖 세상일 마다지 않으시고 한세상 살고 가시더니
피멍들어 꽃자주로 태어나셨습니까? 엄니!
당신의 가슴 속 같이 따사로운 솜털 모자를 쓰고 오셨네요.
웃음소리도 다툼소리도 들리지 않는 외로운 산기슭에서
햇살과 벗하며 행여 자식 찾아올까
온 종일 기다리다 고개 떨 구고 계시네요.
할미꽃으로 태어나신 할미꽃 나의 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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