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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빛이여
김길순아늑한 산골짝 작은집에 아련히 등잔불 흐르고
잠에서 잠시 깬 내 의식의 끄트머리에서 노랫말이 떠올랐다.
도심의 밤 나의 방에선 홍별 푸른별 노랑별이
깜빡 깜빡 빠끔 빠끔 공기 청정기가 작동을 하면서,
모로 누우면 충전기에서 생각을 멈추라는 듯
노란 불빛이 고정되어있다.
벌떡 일어나 까만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뾰족한 종탑 위 핏빛 십자가 여기도 저기도
저 불빛은 죽음을 상징하는가?
아! 불빛이여
다시 나는 자리로 돌아와 눈을 감았다.
동공에서 반짝이는 빛이 잠시 일고
산골짝 등잔불과 나의 어머니
십자가와 예수
나의 생명에 도움을 주는 공기 청정기의 불빛
까만 밤 내가 살아있구나.
밤의 빛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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