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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햇살은 어딜가고전체보기 2011. 8. 15. 20:09
여름날의 햇살은 어딜 가고
김길순
봄에는 봄노래를 하다가
싱그러운 여름을 고대하며 부풀은
청춘의 가슴은 뛰었었지.
올 여름은 얼마나 푸르러 봤는가.
내일이면 산속을 아니면 바다로 가야지
그러나 하필 내가 나가고자 하면
장맛비가 끝자락까지 주룩주룩 왔네.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시에서 읊었던 그 위대한 여름이 가면서
찬비만 속절없이 내리네.
남국의 그 강열한 햇볕
해바라기에게 퍼붓던 햇살은 어딜 가고
가로수 사이를 서성거리게 하네.
남국의 햇살은 어딜 가고
릴케처럼 긴 편지를 쓰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