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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 부자라고 소문난 친구가
    전체보기 2011. 11. 14. 16:57

     

     

     

     

     

     

     

     

     

     

     

     

     

     

                              

     

     

     

    땅 부자라고 소문난 친구가

                                         김길순

     

    서울 도심에 살면서

    가까운 지방에 산이 인접한 땅이 많다던 친구

    얼마 전 그 땅 산등성이에 집짓고 이사를 갔다.

     

    지난번 장마에 고추는 다 녹아 버리고

    수확할건 땅콩과 고구마라고 했다.

     

    며칠 전 부안 갈 때 만나었는데

    근황의 얘기는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산에서

    멧돼지가 내려 와서 땅을 파헤쳐

    땅콩과 고구마를

    모두 먹고 갔다고 했다.

     

    친구는 호홋, 후훗, 웃기만 했다.

    공기 좋은 곳이라 해서 살기 좋은 곳이라기엔

    세월이 더 흘러야 할 것 같았다.

     

    부안에서 집까지 가려면

    저녁11시가 넘어야 간다고 하면서도

    단감을 상자째 사가지고 갔다.

     

    시장도 멀고 감나무도 없다면서

    땅 부자라고 소문난 친구의

    늘그막 고생이 눈앞에 훤히 보였다.

     

    그러나 친구는 서울에 있을 때 보다

    넉넉한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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