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굴비
    전체보기 2012. 8. 20. 06:02

     

     

     

     

     

     

     

     

     

     

     

     

     

     

     

     

     

     

     

     

     

     

    굴비

                                                                  김길순

     

     

    가끔 굴비 한 두름을 사서 냉동실에 밑반찬으로 보관해둔다.

                        속속들이 얼어붙어 나중엔 소금 맛으로 변해 밥 한 술에

    야들한 살코기 한 점은 없어지고 고무 같이 질긴 살점을

    젓가락으로가 아니고 손으로 발라야 먹을 수 있다.

     

    왜 이지경이 될 때 까지 두나.

    나는 그 누구인가 갑자기 오는 손님을 위해서

    보관하다 요즘엔 밥 먹고 가는 손님이 없어지자 이렇게

    질긴 굴비가 냉동실에서 기다리다 아주 짜고 딱딱한 굴비가 돼 버린다.

     

    또한 다이어트 한다고 밥 량을 줄이니 더욱 뜸하게 찾는다.

    어쩌다 밥 한 끼를 거르게 될 때는 노릇하게 구워지는

    굴비 생각이 간절할 때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되도록 반가운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굴비는 항상 챙겨 두는 편이다. 하얀 소금밭 굵은 소금을

    거쳐 온 굴비는 바로 고향을 곁에 둔 기분이기 때문이다.

     

     

     

     

     

     

     

     

     

     

     

     

     

    '전체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란 샤쓰 입은 그 노래  (0) 2012.08.22
    여름은 위대했습니다.  (0) 2012.08.21
    비 오는 날  (0) 2012.08.19
    말춤과 기마 민족  (0) 2012.08.18
    오빤 강남 스타일  (0) 2012.08.17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