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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개키면서
김길순
가을 햇살 비낀 창가에 앉아 빨래를 개킨다.
형형색색 귀여운 아이들의 옷을 개키던
시절을 생각하며
비교적 무채색 옷을 개킨다.
꼬깃꼬깃 꼬여 짜진 빨래가 하늘을 보며
펄럭이고 싶었겠지만
베란다 창가에서 살랑살랑 바람에도
주름살을 펴고 뽀송하게 다가온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 빨래를 걷어
내 생활의 서랍에
차곡차곡 개켜 넣는다.
오탁의 떼를 벗긴 신선한 옷들은
상큼한 기분으로 나를 감싸 깨끗한
일상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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