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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정시문학 작품을 생각해 본다전체보기 2012. 11. 22. 05:58
석정시문학 작품을 생각해 본다.
김길순
일제 강점기의 '목가적인 시인'신석정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을 식민 통치 한
험난한 시대였지만 작품활동을 좌절하지 않고 수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 작품중 일제에
고난을 겪고 있을 때 쓴 시 한편을 올려본다.
「슬픈 서백리아- 소년 백이에게 주는 시」
네가 떠나는 길에 눈이 나려
흰 눈이 나려…
나려서 쌓여…
희고 찬 달이 숨고
무수한 별마저 숨어
눈만 나리는 밤
눈만 쌓이는 밤
소년 백이는
동백꽃같이 타는 꿈을 지니고
멀지 않아 화려한 명일이 온다고
쓸쓸한 이 마을을 떠나버렸다
입술을 깨물면서 떠나는 백이는 소년이면서 벌써 소년은 아니었다.
백아
너를 보내고 돌아서는 두 청년 아버지와 나의 앞에는
한 사람의 단 한 사람의 카투사도 없건만
조만간 끝없이 끝없이 걸어가야 할
슬픈 서백리아만 하늘 밖에 아득하였었다
백이 떠나는 길에 백의 꿈이 떠나는 길에
눈이 나려 나려 나려서 쌓이는데
눈만 나려 소리없이 쌓이는데…
위 시에서 '소년 백'이 서백리아'를 떠나는 것은 그냥 떠나는 게 아니라 '화려한 명일'로
상징된 조국 광복을 위하여 떠난다.
'여기서 말한 '서백리아'는 서백리아 감옥에 갈 각오를 한 반체제적 저항운동의 고난을 상징한다.
슬픈 서백리아는 언제 끝날지 모를 그의 고난과 그에 따르는 인내의 필요성을 암시했다.
´서백리아' 로 암시한 것은「부활」(톨스토이)의 영향을 받은것으로 안다. 내용은 생략한다.
신석정은 식민지적 수난을 겪고 있을 때 그 고난을 극복하기 위한「방」과「슬픈 서백리아」같은
작품이 19세기 문학의 영향을 받아서 나온 시이기에 뜻깊은 일이라고 본다.
신석정은 그의 역사의식을 일제 말기까지 시종일관 저버리지 않은 극소수의 작가중 한 사람이었다.
※ 석정문학관 개관1주년기념 문화제《자료집》에서 글과 사진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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