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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새처럼 날아갔네
    전체보기 2013. 3. 2. 07:12

     

     

     

     

     

     

     

     

    산새처럼 날아갔네

     

      김길순

      

    산길을 걷다

    산새 한 마리 재잘거리며

    날아가는 것을 보고

    오래전 일이 문득 생각 났었네.

     

    세상에 태어 난지 일주일 된 딸

    모습도 새끈새끈 예뻤네.

     

    그날따라 여름날 천둥번개가

    심하게 치고  찬 기운이 방안을

    엄습하자 산모인 나는 바람을

    마셔 급성 폐렴에 걸렸네.

     

    열찬 모유를 먹고

    아가는 그만 가고 말았네.

    세상은 암흑같이 빛을 잃은 듯 했네.

     

    모녀간은 일주일 같이 지낸

    따뜻한 정을 남기고

    영이별을 한것이네.

     

    푸른 잎사귀 영롱한 아침

    그 때부터 아가는

    산새와 친구가 되었다네.

     

     

     ※ 나와 비슷하게 자식을 잃은 정지용의 시 한편을 게재한다.

     

                                                유리창1/정지용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이 시는 정지용이 자식의 죽음을 맞아 고통을 겪다가 삶과 죽음이

    각기 다른 세계인 듯 하지만 인식하기에 따라서는 혹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하나로 통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보여 준다. 그것을 유리창에

    비유하여 노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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