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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의 일생
김길순
시퍼런 강인한 이파리로
먹구름 소낙비가 지나가면서
아프게 때려도 여름엔 울지 않는다.
가을바람 불어와 서슬 퍼런 이파리
속대까지 말라지면 우 우 울기 시작해
산천 들판에서 은발머리 흔들면서
연인을 부른다.
눈 잎 날리고
냉한바람이 불어와 허리 꺾이면
온 몸으로 우는 억새풀
억새의 일생
김길순
시퍼런 강인한 이파리로
먹구름 소낙비가 지나가면서
아프게 때려도 여름엔 울지 않는다.
가을바람 불어와 서슬 퍼런 이파리
속대까지 말라지면 우 우 울기 시작해
산천 들판에서 은발머리 흔들면서
연인을 부른다.
눈 잎 날리고
냉한바람이 불어와 허리 꺾이면
온 몸으로 우는 억새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