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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김길순
수면은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다.
가끔 잠 못 이루는 밤은 이보다 더한 괴로움이 또 있으랴 싶다.
나의 절친한 친구가 서울 살다 고향으로 내려가 황토 집 짓고 살기에 비교적 건강한 줄 알고 있었다.
얼마 전 서울에 온 김에 우리 집에 들러 하룻밤 자고 가기로 했는데 밤이 되자 친구는 요즘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한숨도 못 잔다고 하면서 약을 먹고 전기코드는 모조리 뽑아두고 창문커튼도 빈틈없이 닫았다.
불빛이 보이면 더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시골에 살면서 매달 서울에 있는 병원에 들러 약을 지어서 내려간다고 했다.
처음 친구가 시골로 이사를 갔을 때 친구들 몇 명과 함께 내려가 즐겁게 놀고 하룻밤 자고 온 기억이 난다.
넓게 꾸민 정원하며 바로 집 뒤에는 산이 있고 인접한 가구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주방에서 창문을 열면 10미터 전방에 묘지가 보여 나는 섬뜩했다. 무섭지 안냐고 물었다.
괜찬다고 했다, 아! 친구는 담력이 강한구나 남편이 출장 갔을 때도 혼자 잔다고 했으니 말이다.
집주위에는 수백거루의 나무가 있고 그 나무의 바람소리는 우우 하고 소리만 들어도 나는 기절 할 것 같았다.
결론은 무섭지 않다는 친구의 말이 약을 먹고 자기 시작했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공기만 좋다고 시골이 좋은 것이 아니라 집과 주위가 식구에 비해 너무 크면 겁에 질린 다는 걸 알게됐다.
불면증에 시달린 친구는 낮이면 그 예쁘던 얼굴이 혈색이 없고 초췌해 보이기까지 했다.
사람을 나른하게 만들고 밤을 두려워하는 친구의 모습이 안타깝기만했다. 불면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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