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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균 시인님의 <우리 어머니> 시를 읽고나의시 2016. 8. 24. 00:30
송동균 시인님의 <우리 어머니> 시를 읽고
김길순
문예비전 통권100호 기념집에서 시와 산문 좋은 작품들을 보고
그중에 시(송동균)<우리 어머니> 란 시에서 감명을 받았다.
시인님의 어머니가 제사를 한 해 열번이나 치러냈다는 글귀를 보았다.
당시 어머니들의 힘든 삶이 그려지며 그 상황에도 조상을 반듯하게
모시려는 자세가 존경스러웠다. 그 당시에는 냉장고와 세탁기는 물론
없었거니와 보일러 마져도 없는 시절이 아니었겠는가.
아무리 힘들어도 목욕하고 손발톱 깔끔히 다듬으셨다는 내용이
가슴을 뭉쿨하게 했다.
제사를 통해서 조상을 잘 모시고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이겨내며 살았던
그 시대의 어머니 상을 떠 올리며 송동균 시인님의 제사에 관한
시 한편을 올려 본다.
우리 어머니
송동균
우리 집 제사 한해 열 번이나 치러내고 있었다
제삿날이면 으레 아버지 벼 망태 풀으셨고
어머닌 제사상 준비에 바빠지셨다
동지섣달 천지 얼어붙는 강추위에도 우리 부모님
물 데펴 목욕하고 손발톱 깔끔히 다듬으셨다
해마다 섣달 초아흐레는 우리 할아버지 제삿날이다
난 할아버지 제사 때마다 우리 꿇어 앉히고
생전 할아버지 삶의 모습 영상처럼 펼쳐놓으셨다
「너의 할아버지 아무리 가난하여도
양반정신 잃지 않고 곧은 절개로
평생을 바르게 살아오셨다」
우리들 할아버지 선비정신 본 받으라 하셨다
우리 집 제사는 언제나 새벽 닭 울음에야 끝이 나고
어린 나는 철상撤床 2시간까지 이겨내지 못해
그만 잠이 들곤 했는데
그때마다 우리 어머니 날 깨워
내 좋아하는 곶감과 밤 대추
그밖에 좋은 제사음식
실컷 먹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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