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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 수필 <댑싸리비>를 읽고나의 이야기 2016. 11. 21. 00:30
이기호 수필 <댑싸리비>를 읽고
김길순
내 유년의 시절에 많이 불렀던 노래 리,자로 끝나는 말을 무심코
많이도 불렀다. '개나리,보따리,댑싸리,소쿠리, 유리 항아리',라는 동요를
여기 수필에서 오랜만에 만났다.
그 댑싸리가 여름날 깻송이같이 마른몸에 키만 멀대로 자라 나중엔 베어내어
빗자루로서의 삶을 살게되어 우리네 농촌 생활에 편리한 도구로 쓰여왔음을 알았다.
지금도 댑싸리나무는 그렇게 쓰여지리라 생각이 된다.
하얀 눈이 오는 겨울이면 한자되는 눈은 대빗자루가 , 토방의눈은 수수비가,
언틀먼틀한 부엌 바닥은 싸리비가 대신하여 댑싸리비는 샘가의 눈과
장독대 눈 치우는 데 쓰여졌다는 대목에서 세심한 관찰에서 더 공감을 주는군요.
몽당비가 되면 아궁이속으로 들어가지요. 얼마나 뜨거웠겠습니까.
그러나 아궁이에 들어갔다가 나온비가 없으니, 마치 사람이 죽은 사람을 보며
언젠가의 죽음을 생각하듯이, 그러면서도 빗자루나 사람이나 죽지 않을듯이
살아가고 있으니 한갓 빗자루라고 내려다볼 수 있겠습니까?
타고 남은 댑싸리 재가 울타리 거름이되어 이듬해 새 싹을 피우고 자연도
윤회하는 섭리를 댑싸리비에서 느끼게 하네요. 우리들의 기억 저편으로 멀어져간
댑싸리비를 이기호님의 수필<댑싸리비>『숙명문학』특집에서 읽게되었고
낙엽이 흩날이는 가을인 요즘 그 싸리비로 뜨락을 쓸고 싶어지네요.
이기호 수필가·시인
△충남 광천 출생(1949)
△숙명여대 국문과 졸업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1994).《문예사계》(1994),《에세이문학》(1995)에서 수필 등단.
지용신인문학상 시 당선(2010)
△제2회 천강문학상 우수상(시)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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