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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의 맛
김길순
무서리 내리자
이엉처럼 엮은 시래기
겨울바람 타고 강 건너
도시로 실려왔다
겨울 갈대처럼 까칠한 이파리
오래 삶아 우려내면
부드러운 무청으로 살아나
그윽한 향기 풍긴다
그 향기 몸에 밸 때
아슴푸레 다가온 그리움
보글보글 된장국
잘도 끓이시던
따뜻한 가슴, 어머니!
이리 무치고 저리 버무려도
당신 손맛 닿을 수 없지만
세월만큼 익은 솜씨
뚝배기 속 어린 시절 맛 살아난다
냉동실 고기 식상한 겨울 식단에
어머니 손맛이 그리우면
눈 속에 감춰진 시래기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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