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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00주년의 윤동주<서시>다시 읽기나의 이야기 2017. 12. 4. 01:00
탄생 100주년의 윤동주<서시>다시 읽기
김길순
2017년 월간문학12월호에 탄생100주년의 "윤동주『서시』
다시 읽기" 남송우 문학평론가 님의 글과
"어지러운 시국과 시단에 순정의 시혼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윤동주"
이경철 문학평론가님의 글이 나왔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서시』첫 대목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맑은 영혼의 진솔한 고백은 국민 마음속에 그대로 꽂혀 오늘 이 어지럽고
혼란한 시대를 그래도 맑고 순정하게 살려는 도덕률로 작용하고 있다.
일제하 암울한 시기를 살아내면서 윤동주에게는 날선 저항의지 보다는
인간으로서의 양심,
순정 고백과 참회가 먼저였다.
그런 윤동주의 순정과 시혼을 지금 이 어지러운 시국과 시단에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있는 시집이
『다시, 별 헤이는 밤』과 『밤 하늘이 시를 쓰다』이다.
이경철 평론가님의 글 요약해서 발췌.
윤동주님의 100주년을 기념해서 우리들도 그의
시『서시』와『별 헤이는 밤』을 읽고 아쉬운 12월을 넘기면서 모두의
가슴 속에 별이 되어 밝게 환기시켰으면 좋으리라 가늠해 봅니다.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별 헤이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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