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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분리수거 날나의시 2018. 12. 10. 00:30
분리수거 날
김길순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 제키는 겨울날
꼭두 새벽부터 덜커덩 하는 소리와 함께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분주히 수거물을 실어 나른다.
멀쩡한 옷과 손때 묻지않은 책들 가전제품 모두가
쓸 수 없어서 버리는 것만은 아니다.
인생도 마지막 작별이 있듯
생활필수품도 시간이 흐르면 버려야 한다.
버리고 오는 마음은 언제나 시원섭섭하다.
수거함에 넣은 옷가지들 어디서 어떻게
떠돌아다닐지는 몰라도 버려야 한다.
인생의 마지막길 홀가분하게 빈 손으로 가듯
그렇게 마지막 버리는 연습을 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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