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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한 닢의 슬픔전체보기 2010. 9. 11. 14:17
동전 한 닢의 슬픔 김길순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늘에도 땅에도
내 가슴에도 .
공중전화기에
동전을 넣고
번호를 눌렀다.
꽃다발 같은 기대는
툭 소리와 함께
동전을 삼켰다.
나는 새롭게 용기를 내어
수화기를 들었다.
그러나 저쪽은 통화 중 뚜뚜
나의 동전은 또 굴러 떨어졌다.
지갑도 핸드폰도 잃어버린
절박한 상황
나의 정신머리엔 갑자기
공중전화기가 희망이었다.
카페에서도, 정류소에서도,
우체국에서도, 서점에서도
나의 동전 한 닢은 밀려났다.
중요한 사연을 알리지 못한 채
비행기는 떠서 하늘을 날고 있었다.
하늘에도
땅에도
내 가슴에도
동전 한 닢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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