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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개 숙이고 나는 새 - 아버님께-
    전체보기 2010. 9. 14. 06:00

     

                고개 숙이고 나는 새  -아버님께-           김길순


     

    그는 언제나 실눈을 감고

    날개의 펄럭임조차 들리지 않는다.


    새들의 웃음소리도, 다툼소리도,

    그의 귀에는

    브람스의 자장가.


    가끔씩 눈을 떠

    푸른 산과 푸른 들판을 한눈에 모으고,

    모나리자의 미소를 띄우곤

    살며시 눈을 감기도 한다.


    때론 비바람에 휘말리고,

    때론 새들에 밀치어 휘청거리고,

    때론 까닭모를 눈물을

    잠시 떨구지만,

    그의 완벽한 비행은 언제나처럼

    저 먼 곳을 비행한다.


    그의 긴 여정 끝에는

    앞서가던 동료들도 보이지 않고

    탐스런 과실의 파라다이스도 아닌,

    늘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 그렇듯이

    한없는 ,

    한없는 바다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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