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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대를 보며
    전체보기 2010. 9. 15. 06:00

     

     

    갈대를 보며                김길순


    늪에서 자라나는 갈대

    소슬한 바람이 불면

    날카로운 잎새끼리

    부딪쳐 상처투성이

    바람 부는 대로

    머리 숙여 한들거린다


    질척이는 늪에서 빠져나와

    달릴 수 있는 길을 갈망했으나

    발을 놓아주지 않았다

    시간은 젊음을 삼켜

    일몰의 끝자락에 설 때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은빛 머리 결


    끝내는 떠날 수 없어

    월동 준비 위해 눈발 날리듯

    얼굴 마구 흔들며 회색 솜털 뿌린다

    저 가녀린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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