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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를 보며 김길순
늪에서 자라나는 갈대
소슬한 바람이 불면
날카로운 잎새끼리
부딪쳐 상처투성이
바람 부는 대로
머리 숙여 한들거린다
질척이는 늪에서 빠져나와
달릴 수 있는 길을 갈망했으나
발을 놓아주지 않았다
시간은 젊음을 삼켜
일몰의 끝자락에 설 때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은빛 머리 결
끝내는 떠날 수 없어
월동 준비 위해 눈발 날리듯
얼굴 마구 흔들며 회색 솜털 뿌린다
저 가녀린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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