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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촌놈
    전체보기 2010. 9. 16. 06:00

     

                                                                                                                                    

                                                                                                                       그림 다음이미지

     

       촌놈                                     김길순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촌놈 기분으로 살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이게 무슨 심리에서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본다.

    촌놈은 우선 설익은 도회지 사람들처럼 어설픈 유행을 좇아

    멋을 꾸민다거나 폼을 재는 일이 없다.


    촌놈하면 어쩐지 순수한 바탕을 두고 있는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믿음성을 준다. 그런데 촌놈과는 달리 여자를 가리켜 촌X이라고

    하면 순수함보다 그 이미지가 어쩐지 칠칠맞고 어떤 일에 경우

    없이 나설 때 촌x티가 난다. 고 그렇게들 생각한다.

    그래서 촌놈과 촌x이 주는 이미지는 다르다.


    우리말에 푸짐하다는 말이 있는데, 사람들은 대체로 푸짐한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얼 그렇게 많이 먹는 것은 아니다.

    식도락을 즐기는 대식가도 못 되고, 그 푸짐한 분위기가 좋을 따름이다.


    서울에서 하숙을 하는 학생의 말을 들으면 그 집주인은 시골에서

    갓 왔기 때문에 밥을 고봉으로 주고도 또 찐 감자를 내어놓는 다고 한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다. 좀 인심이 후하다는 말로 받아 들이면 된다.

    조상 대대로 길들여온 우리네 촌놈의 인심이다.


    각박한 오늘날 촌놈 같은 인심, 끊이지 않고 누구에게 주고 싶어 하는

    그러한 촌놈 같은 세상이 아쉽다.

    나도 촌놈 같은 푸짐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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