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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각으로 치는 탁구
    나의시 2020. 5. 27. 00:10

     

     

     

                                                 

     

     

    감각으로 치는 탁구

                                   김길순

                                                                                                                              

    딱! 딱! 딱!

    탁구대 위에 떨어지는 공의 소리

    소리만 들어도 정확도를 알 수 있겠는데

    그는 소리를 듣지 않고도 감각으로만 상대의 공을

    오랜 시간 동안 떨어 떨어지지 않게 받고 친다.

     

    그와 한번 치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린다.

    장애자 탁구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았다고 소문이 나 있다.

    그는 서울 변두리 어디에 단칸방에 아내와 둘이

    정부 보조금으로 근근이 살고 있다고 들었다.

     

    하나뿐인 아들은 군대에 갔다는 얘기를 풍문으로 들었다.

    직장이 없는 그는 아침에 와서 오후 두 시까지

    간간히 물만 마시며 치는 걸 보았다.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 같다.

     

    작년 추석 명절에는 편지를 써서

    조그만 선물을 전해준 후로는

    내가 원하면 꼭 마다하지 않고 쳐준다.

     

    그와는 이십 분만 쳐도 등에 땀이 솓는다.

    온 정성을 기울여 쳐준 그가 고맙기만 하다.

    아들이 군대에 갔다고 손짓으로 자랑하는 모습이 

    눈에 선해온다.

     

     

     

    김정옥 화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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